연예계 최강의 야구고수 배칠수

 

 "평생 한 직업에 머물 생각 없어

먼 미래엔 한가로운 아빠가 되고프다"

 

 

 

애당초 최양락과 배칠수씨를 동시에 인터뷰 하러 간 걸음이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었고 배칠수씨의 스케쥴 역시 살인적인 수준이었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는 없었다. 인터뷰의 거의 대부분은 <재미있는 라디오>의 정치권 풍자에 대한 논란으로 집중됐다. 실제 누가 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의식을 갖춘 방송인이라면 나라면 '배칠수'씨를 꼽겠다.

 

배칠수씨는 우리나라 연예인 가운데 가장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는 방송인으로 손꼽힌다. 허례허식은 커녕 어떤 가식도 없는 순도 100%의 대한민국 30대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오는 성대모사는 단순한 기예가 아닌 영혼을 담은 연기로 승화된다. 우리 연예계가 가진 소중한 자원이자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사례로 봐야 옳을 듯 하다.

 

 

실제 그는 성대모사로 연예계에 진출한 인물이지만 배철수씨 성대모사에 그친 인물이 아니었다. 실제 그를 스타로 만든 원전(原典)은 DJ나 노무현 같은 쎈 인물이었다.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K-16전투기 구매를 둘러싼 DJ와 부시의 (가상) 전화통화 내용(2002년)의 원작은 다름아닌 배칠수씨였다. 강직함을 내세운 노무현의 성대모사+분장을 앞세운 이도 배칠수씨가 원조다. 그는 이른바 정치개그의 국내 최고수 인 셈이다.

 

때문에 그가 진행하는 <3김퀴즈>나 <대충토론>은 단순한 성대모사가 아니라 깊은 설득력을 지닐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강직한 정치색이 방송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뚝심과 철학을 지닌 개그맨이라는 얘기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상당부분 <재미있는 라디오>를 둘러싼 현정부 비판 논조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 대해 해명하는 데 집중됐다. 그의 논지는 간단했다. "우리는 당당하다. 지난 7년간 이 논조를 항상 지켜왔다"는 것.

 

최근들어 주변의 우려가 깊다고 한다. "몸 조심하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한다. 세상에 그런 주변의 걱정을 들어하면서 방송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이 얘기는 이미 언급을 했기 때문에 줄이기로 한다. 대신 그와 헤어지기 전에 나눈 야구에 대한 얘기를 기록해 볼까 한다.

 

 

_배칠수씨는 최양락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천상 코메디언인거 같아요. 천성이시죠. 몸에 항상 그런게 있으세요. 표정이나 태도에도 늘 배우들의 느낌이 있으세요. , 거의 30년 가까이 희극인으로 살아오셨잖아요. 그런 포스가 아마 온 몸으로 발산되는 것 같아요. 같이 있다보면 굉장히 웃겨요."

 

_에이 조금은 썰렁 하실 거 같은데.

 

"아네뇨 거의 뒤집어 질 정도로 웃겨요."

 

_두 분 나이가 10년찬가요?

 

"저랑 10년 차이죠. 제가 71년생이랑 같이 학교다닌 빠른 72년생. 양락이형이 62년생. 양락이형이 조금만 같이 있다 보면 이 분의 진가를 아실 거에요. 얼마나 유쾌한 분인지를."

 

_ 존경하시나요?

 

"물론지요..뭐라 그럴까. 평소에도 항상 본인이 개그맨 이라는걸 잊지 않는 것 같아요. 언제나 일관되시죠. 항상 뭔가를 연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트랜드나 사람의 성향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도 있고 뛰어난 부분도 있을거 아니에요. 그런데 본인의 뛰어난 부분은 제껴놓고, 항상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시는거 같에요. 제가 게으른 사람이라 그런 듯 해요.최양락 이란 이름 석자면 그냥 살 것도 같은데 왜 매일 저렇게 연구를 할까 싶을 정도니까요."

 

_후배들도 배칠수씨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아, 저를 보구요?"

 

_ 네,

 

"에이, 그런 생각 안 할걸요? 애들이 저를 보면서?(웃음) 저는 제 후배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들이랑은 전혀 다른 일을 하니까요. 그렇잖아요? 소위 후배라는 애들은 전부 공개 코메디를 하니까요. "

 

_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은 뭔가요? 개그맨? 혹은 방송인?

 

"전 그냥 방송인이죠. 개그 프로도 하고 코메디 프로도 했었는데.. 그건 코너의 성격이 맞아서 했던거고 코메디를 하려고 개콘을 했던 건 아니거든요. 예전에 그.. 지난 대선 전에, 그.. 선거방송이 한창 있을 때 3자 토론을 박명수씨랑 김학도씨랑 했거든요. 성우 안지환이랑 "

 

_ㅎㅎ 맞아요. 진짜 노무현 당선자와 똑같았어요.

 

"그 당시에는 불황에 허덕이던 박명수(이회창 분)가 끝까지 하자고 해서 그런것도 있지만, (박명수 목소리로) "야 하자.." 그러는데 저는 그런 걸 싫어하니까 그랬죠. (자기 목소리로) "아이, 안해 난..귀찮아.." (박명수 목소리로) "야, 하자..야.. 칠수야아.." 라고 전화하고 막 졸라서 했던것도 있어요. 당시 3 자토론 이라는 포맷이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했던거지, 그게 아니었으면 안 했을거에요. 그런 면에서 제가 절 스스로를 개그맨이라고 하면 제가 미안하죠. 남들은 "지가 뭔데 지를 개그맨이라 그래?"할 수도 있고 (웃음)

 

MBC방송국 7층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필자(오른쪽)와 인터뷰 하는 배칠수 씨. 그는 누가 봐도 매력적이고 강인한 사내였다. 아니 오히려 육체보다 정신이 더 건강한 방송인이었다.

 

 

_좀 다른 얘긴데, 아직 야구 하시죠?

 

"예(갑자기 반가운 표정이다)"

 

_연예인 야구단 <한>에 계시죠?

 

"예."

 

_그런데 그 한이 사회인 야구리그에 소속되어 있나요? 아니면 연예인 리그에 독립되어있나요?

 

"독립된 리그죠."

 

_사회인 야구로치면 어느정도 수준인가요?

 

"한 2부리그 수준은 되겠죠?"

 

_<한>은 그 중에서는 최강팀이라고 들었는데요.

 

"그럼요. 그리고 연예인들이 실제로 잘해요."

 

_<재미삼아>의 경기를 몇 번 봤는데, 굉장히 못 하던데요 (웃음)

 

"(웃음) 재미삼아랑 하면서 "안 져야지" 하면 솔직히 이기죠. 근데 우리팀이 너무 독과점이라.. 저희 한이 특별히 잘하죠.솔직히."

 

_배칠수씨는 따로 야구를 하셨었나요?

 

"아뇨."

 

_폼이 매우 짜여 있으시던데.

 

"(웃음) 요즘 아픈데가 많아서.. 이제 야구도 슬슬 그만 두려고는 하는데."

 

_예전에 따로 사회인 야구도 안 하셨어요?

 

"지금도 해요. <한>에선 그냥 살살 하는거고. 그것과는 별개로 현재 사회인야구 1부리그 팀에서 뛰고 있어요."

 

_야구인 이시군요(웃음) 이번 인터뷰와는 별개로, 나중에 사회인 야구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싶은데, 그 때 다시 협조해 주실거죠?

 

"아, 그럼요, 사회인 야구에 대한 인구가 진짜 많아요. 인천에만 170개 팀이 있어요. 전국엔 팀이 수천개예요.. 어마어마해요. 문제는 땅이 없어요.. 그거기사화 해주셔야 해요.야구라는 건 일정 거리가 필요하잖아요, 축구는 미니축구라도 할 수 있지만 야구는 그게 안되거든요. 투수판까지 18.44미터가 필요하고..소 80미터의 펜스거리는 필요하구요. 그럼요 ! 그게 안 나오면 안되는데, 이.. 야구 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없어져요.요즘 그거 큰일이에요. 진짜루. 어떻게 된게 나라가..이상해에... 땅떵어리도 작은데..정말 더 중요한게 뭔지 몰라"

 

_사회인 야구를 문학 구장에서도 하고 그러던데.

 

"그건 아주 극소수의 선택받은 팀구요. 이번에 전국대회를 문학구장에서 했는데요. 예전에. 저랑 나이가 비슷하신 듯 한데 예전에 태평양 돌핀스 투수 박상범이라던지 김홍집, 또 한화에서 하던 김충민."

 

_김홍집은 알겠네요 (웃음)

 

"이런 사람들이 인천 오비에요. 인천(사회인 야구 리그)에서 만 39세 넘는 사람들이에요. 홍집이형은 딱 39세 걸리죠. 그런 사람들이 선출(선수 출전)규정에 걸리잖아요. 근데 이사람들이 팀을 짠거에요. 그러니 이사람들이 당연히 결승에 올라왔죠. 그런데 (결승 상대였던) 우리는 선수출신이 3명까지 낄 수 있는 일반적인 1부 팀이구요. 그런 우리가 그 팀이랑 문학에서 결승을 해서 이겼어요 (매우 뿌듯해 했음)

 "지난 7년간 한결같은 자세로 방송에 임해왔다. 내가 당당하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본명 이형민(1972년생)

 

 

/  재능대학교 사회체육학과

/ 인천에서 헬스클럽 운영

/ 1999년 수퍼보이스탤런트 선발대회 대상으로 방송 데뷔 /  경제뉴스채널 MBN `배칠수의 주식펀치` DJ

 /  SBS 라디오 `배칠수 전영미의 와와쇼` DJ      

 

 

 

 

 

_아, 멋있네요.지금 소속팀은 어디에요?

 

"인천의 제일연마 파이터즈요 (웃음)"

 

_기업 이름인가 보죠?

 

"네. 제가 당시 8강이랑 준결승에서 완봉 두번해서 우수투수상 받았어요 (역시 매우 뿌듯해 했음)"

 

_최고 구속이 120km/s대 중반쯤 나온다고 들었는데요.

 

"3-4년전만해도 13-134는 너끈히 찍었어요. 지금도 세게 던지면 127,128은 나오고."

 

_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에요?

 

"그야 친구 정민철이죠. 실제로는 연약한 정민철. 내년엔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점 보러 다니는 정민철 (웃음)"

 

_미래엔 뭐 하고 싶으세요? 가까운 미래.

 

"가까운 미래요. 인터뷰를 하다보면, 기자분들은 제가 지금 10년째 방송을 하고 있으니 제가 10년 후에도 방송을 하고 있을거라는 걸 당연시 여기더라구요. 저는 그런 생각 해 본적 없는데요. 방송이야 내일 당장 그만해도 어쩔 수 없는거에요. 예전에 인천에서 헬스클럽을 했는데, 사실 돈벌이는 그게 더 나았거든요. 유아들을 상대로하는 와이엠씨에이 체육선생도 했었고. 이벤트 사회자도 했었고. 이벤트 사회자로는 제가 제동이한테 선배에요. 근데 희안하게 재동이랑은 지나온 길이 비슷하더라구요(웃음) 저는 일생 한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요. 그냥 살 수 있으면 살면 되고.. 돈에 대한 그런것도 없고."

 

_마인드는 그래도 하고싶은 건 있을거 아녜요.

 

"그런것도 별로 없어요 (웃음) 지금 하는일 하루 하루가 즐거우니까."

 

_먼 미래는요?

 

"먼 미래는 그냥 우리 자식새끼 잘 컷으면 좋겠고. 판에 박힌 그런거죠 뭐. 그리고 어릴적의 로망을 이루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저는 한가로운 아빠고 싶었거든요. 야구를 할 때도.. 야구가 3시간 걸리거든요. 저는 딱 10분전에 가요. 그거 잘하는 사람의 특권이에요. 가면 딱 5번타자로 돼 있어요. 연습도 안 하고 끝나면 바로 집에 가요.

 

_그러면 실력이 서서히 떨어지겠는데요.

 

"맞아요. 실제 떨어지고 있죠 ! 근데 저는 "실력 떨어지면 안돼~~" 하는 사람 아니에요.실력이 줄면 줄은거니까 잘하는 애들한테 물려주면 되고, 방망이 늘어지면 8번 치면 되는거고. 재밋게 하고, 빠지면 빠지는거고..."

 

_아무리 떨어져도 김제동씨보단 잘 하실테니까 뭐.

 

"아우, 그럼요. 왼손으로 해도 제동이 보단 잘 할 자신 있어요 (웃음)"

 

 

 

3000원짜리 전자시계를 차고, 시장에서 주어 입은 듯한 거친 차림의 그는

흡사 연예인 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생방송을 지켜보며 '큭큭'거리며

입가에서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의 날카로운 풍자는nbsp;현 정부의 실세나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것이 많았다.

물론 직접적이지 않았지만 방송을 들어본 정치인이라면

깜딱 놀랬을 듯도 하다.

솔직히 이명박 대통령이 꼭 들어봤으면 하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

 

그의 방송이 지난 7년 동안 이어온 것 처럼 언제나 죽~ 계속되었으면 한다.

그는 충분히 우리가 내놓고 자랑할만한 방송인이기 때문이다.